이 책은 어떻게 크래프톤이 현재까지 발전했는지 치열한 스타트업 현장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중 하나인 장병규 의장은 항상 스타트업 환경에 관심이 많은것 같다.
그래서 본인이 쓰는 것 보다도 "이기문" 기자를 통해서 좋은 책을 집필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 같다.
책에서는 실제 메일이 인용되기도 하고, 내가 읽어본 창업 책 중에서 가장 몰입감있었다.
크래프톤에서는 모든 인터뷰에 서기가 동석해 질문과 답변을 녹음하고,
회의가 끝나면 발언 내용을 빠짐없이 정리해 나를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공유했다는 것이다.
이런 기록 문화에 대해 장병규 의장은 “말이란 게 아 다르고 어 다른 데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과거를 희미하게 기억하면서 서로 딴소리를 하게 마련”이라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동 창업, 결론이 잘 나지않는 방향성 회의에서는 정말 필요한 회의 기술인 것 같다.
우리도 현재 네이버 클로바 회의로 모든 회의를 녹음하고, 회의록을 작성하고 있다.
전에 했던 말로 의견 충돌이 날 때, 다시 돌려보면서 확인할 수 있고 쓸데없는 감정싸움을 줄일 수 있다.
크래프톤 역사를 담은 이 책은, 결국엔 사람 이야기다.
게임계에서 행성처럼 자전과 공전을 거듭하는 인간들이 서로 만나 부딪히며 벌어진 이야기다.
별처럼 빛을 내는 데 성공한 사람도, 유성처럼 추락하며 어두워진 사람도 있다.
대개는 실패했고 소수만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스스로를 태우며 끊임없이 움직였다.
크래프톤의 역사가 게임이 아닌 사람이라니.. 정말 신기한 일이다.
게임은 사라져도 그 게임을 만든 팀의 역량은 사라지지 않는다.
즉 도전은 실패했지만, 그 도전으로 얻은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이런 성공 스토리를 볼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정말 힘들어도 끝까지 가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장에 나서는 젊은 병사들에게 총과 대포를 보급하는 노회한 장군 노릇을 하며 팔짱 끼고 앉아 있기에는, 자신이 여전히 젊다고 생각했다.
장병규가 크래프톤 이전에 성공한 2개의 스타트업 경험이 있기에 벤처 캐피털을 설립해 노회한 장군 노릇을 하였었다.
그러면서 느낀 감정이라고 한다.
돈과 상관없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뭔가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존재감을 느낍니다.
돈 버는 것 자체는 재미가 없고, 돈이 많다고 해서 자존감이 생기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뭔가를 이뤘을 때 즐거움과 행복을 느낍니다.
정말 맞는 말인것 같다.
돈이 즐거움과 행복을 줄까? 일시적으로는 그럴 것이다.
하지만 개발을 해본 사람이라면 느낄 것이지만..
풀리지 않던 문제를 같이 머리 싸매면서 풀어내는 경험은 정말 짜릿하고 행복하다.
생각을 거듭할 때 한강 공원에 나가는 일은 그만의 오랜 버릇이었다.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잠실 한강 공원을 찾는다.
집에서 자전거를 끌고 나와 자전거길을 달린다.
짧으면 20분, 길면 두어 시간을 넘긴다.
골똘히 질문을 되뇌이다 결정을 내린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반드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게 원칙.
그러고선 그 결정을 주변에 한동안 공개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이 바뀌는지를 살핀다.
중요한 결정은 2~3주, 덜 중요한 결정은 일주일 정도 속에서 묵힌다.
그래도 마음이 여전한지를 확인한 뒤에야 결정을 내리고 실행한다.
그다음엔 후회하지 않는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결과에 책임을 진다.
장병규의 중요한 사항 결정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자전거를 타고, 걸으면서 휴대폰 없이 본인의 내면에 계속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그리고 결정하고난 뒤에 그것을 신념으로 만들고 결정한 일에 뒤를 돌아보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것 같다.
나는 아직 인생에 그렇게 중요한 결정 경험이 없었다만.. 생긴다면 해볼만한 방법인 것 같다.
김강석이 어떤 사람을 철부지라 부를 때는 몇 가지 기준이 있었다.
꿈은 큰데 자기 위치를 모르거나, 시장에 대해 허황된 생각을 품고 있거나, 취미와 직업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김강석은 크래프톤의 예전 CEO였다.
이 사람이 사람을 구분할 때 쓰는 방법을 보고 뜨끔한 것이 있다.
나는 꿈은 큰데 자기 위치를 모르는 것같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자기 위치를 부정하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위치를 높이자.
처음 창업했던 네오위즈의 경우, 개발자로 참여한 공동 창업자들의 비전은 ‘딱 3년 정말 열심히 해서 10억 원을 벌자’는 것이었고, 그렇기에 주력 사업을 변경하는 것에 어떤 걸림돌도 없었다. 그 사업이 사회규범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돈을 벌 수 있느냐만이 중요했었다.
장병규가 처음 창업했던 네오위즈의 목적은 돈이었다.(물론 구체적인 시간도 들어가있다)
우리가 무엇인가 공동으로 일을할 때 비전이 일치하는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나도 누군가와 공동창업 한다면 구체적인 기간과 목표를 정할 것이다.
“왜 게임 제작자가 되었느냐”는 질문에 이상균은 “일요일 밤 침대에 누우면 월요일 출근이 기대될 정도로 신나고 즐거운 게 게임 제작"이라고 답했다.
이상균이라는 분은 돈을 떠나서 업무에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이다.
내가 정말 되고싶고,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다.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다. 월드컵은 증명하는 자리다. By 이영표.
테라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장병규가 꽂힌 말 같다.
스타트업 창업은 누군가의 밥줄이고 생명이기도 하기에 경험하는 것이 아닌것 같다.
철저한 사전조사, 반드시 성공한다는 신념에 가까운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이끄는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다.
기업이 위기에 몰렸을 때 경영자가 해야할 일 4가지
첫째, 읽어야 합니다.
- 리더는 한정된 시간과 정보만으로 기업이 처한 상황을 파악해내야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읽어야 합니다.
둘째, 구상해야 합니다.
- 읽었으면 어디로 갈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작전을 짜야 합니다.
셋째, 전해야 합니다.
- 위기를 헤쳐나가는 기점은 경영자의 강한 의지지만, 혼자서는 안 됩니다. 의지를 조직 구석구석에 전파시켜 위기감을 공유하고, 사원 각자가 자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는 실행하는 것이지요.
- 경영자는 평론가나 학자가 아닙니다. ‘현상이 이렇다. 장래는 이렇게 된다. 그러니까 이렇게 하자’를 입으로만 떠들면 안 됩니다. 결단했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후지필름의 고모리 회장이 했던 말로 유명하다.
군대에서 지휘관이 병력을 통솔하는 절차와 비슷한 것 같다.
우리의 상황 적의 상황을 먼저 알아내고, 작전을 짜고, 작전을 전파하고, 작전을 실행하는 것이다.
나는 이 네가지 프로세스를 잘 지키고 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
나에게 부족한 능력은 3번째 전파하는 능력같다.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공동된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해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한다.
이해가 안되는 구성원에게 비난하고 화내서도 안된다.
수많은 도전은 대부분 실패한다. 성공하면 좋겠지만 어떻게 실패하느냐도 중요하다. 사업적 성공에 실패하더라도 구성원의 성장은 이뤄야 한다. 사업은 실패해도 조직이 혹은 개인이 실패하게 두어선 안 된다. 조직은 경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장병규가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사업은 실패할 수 있지만, 그 실패로 조직, 구성원은 성장한다.
사업에 실패했다고 해서 그 조직과 구성원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실패 경험을 거름삼아 또 다른 도전을 해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
스타트업 평균은 실패이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게임 개발을 하되, 경영은 마일스톤으로 견제한다’는 원칙만은 그대로였다.
지금의 크래프톤은 젊은 개발자들이 가고싶어하는 손꼽히는 기업중에 하나다.
그 이유가 이 문장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기존 게임 업체들은 제작과 경영이 분리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중간에 드랍되는 게임, 일정이 바뀌는 일, 예산이 바뀌는 일, 구성원이 바뀌는 일이 허다하다고 했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제작과 경영을 철저하게 분리하였기 때문에 좋은 개발 문화가 만들어진것 같다.
물론 경영이 제작에게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마일스톤을 요구한다.
합당한 이유가 없이 마일스톤이 지켜지지 않을 때는 경영진들이 제작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마케팅은 제품에 곱하기를 해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제품이 음수라면(안 좋다면) 더 빨리 망하게 만들고, 제품이 양수라면(좋다면) 더 빠른 성공을 부릅니다.”
이런 단순한 마케팅 정의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겠지만, 어찌되었든 제품이 좋지 않다면 마케팅은 무용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이런 공식이 나오는 것 같다. 결과 = 제품 * 마케팅.
기업의 입장에서 최우선적으로 신경써야할 것은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MZ세대는 광고를 지독히 싫어한다.
제품이 좋으면 알아서 입소문이 날 것이고, 후기를 통해 구매하는 시대가 되었다.
제품의 품질이 최우선이다.
김창한은 20명 개발팀의 단기 목표를 6주 단위로 설정했다.
이른바 스프린트sprint로 불리는 개발 방법론으로, 김창한은 하나의 목표 달성을 위해 6주 동안 달리는 사이클을 뒀다.
스프린트를 하는 개발자의 하루 일과는 ‘텐투텐(10 to 10)’이 기본이었다.
오전 10시에 일을 시작해 오후 10시에 마무리했다.
6주를 전력 질주한 뒤로는 2주간 심호흡과 준비 운동을 했다.
2주 동안 개발 결과를 테스트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다음 질주를 준비했다.
내가 참고해보고 있고, 시도해보려는 개발방법론이다.
엄청나게 힘들 것 같지만 재밌을 것 같다.
6주간 완전히 개발에 몰입하면서 결과물이 빨리 나올 수 있을것 같다.
신물 날 정도로 비전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 입에 재갈을 물리고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비전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언젠가는 하루 내내 너무도 많이 이야기해서 나 자신조차 지겨웠던 적이 있다.
그러나 모두가 비전을 완벽히 공유할 때까지는 끝없이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의 어록이다.
앞서 계속 얘기했듯이 구성원들이 비전을 완벽하게 공유해야한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비전을 향해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얘기해서 내가 지칠정도가 되야한다고 한다.
김정한은 어떻게든 젊은 후배들의 사기를 진작해주고 싶어, 목표를 잘게 쪼개 자잘한 성공 경험을 쌓을 수 있게끔 개발 계획을 짰다. 간단한 도전을 해내는 게 최우선 목표였다. “야, 됐잖아 이거 봐.” “어우, 우리 진짜 잘하는 것 같아요.” 배우고 실패하고 다시 배우기를 반복하며 개발 노하우를 쌓아갔다.
배우고 실패하고 성공하고의 반복.
너무 큰 목표는 구성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
목표를 잘게 쪼개 자잘한 성공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야한다.
그것이 구성원들이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는 자기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많이 모아 최상의 결과를 끌어낸다. 나 같은 경우 대체로 지시하는 대신 부탁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기도 한다.
배틀그라운드를 만들어낸 김창한 PD가 한 말이다.
중요한 점은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본인이 부족한 것. 그것을 채울만한 뛰어난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을 잘 이끌어 나가는 것이 좋은 리더인 것 같다.
바람이 부는데,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에 김창한 PD가 한 말.
아직도 끝이 없이 흘러가는 중인 것 같다.
너무나 멋진 표현이다.
제가 지금 지닌 지혜를 2007년에 이미 가졌더라면, 크래프톤을 창업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무지했기에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장병규가 이미 창업을 2번 성공한 상태에서도 모르는 것이 아주 많았었음.
결국 창업자는 본인만의 스토리로 성공하기 때문에 정형화된 길을 따라가는게 마냥 좋은게 아닐 수도 있음.
어린아이가 무서움을 모르고 도전하듯, 무지함이 무모한 도전을 만들고 무모한 도전이 큰 성공을 불러올 수 있음.
너무나 좋은 책이다.
지렁쓰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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