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의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어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때는 2023년 4월 27일 목요일 오후 12시
전날은 귀요미 빵돌이 강아지가 아주 오랜만에 우리 집에서 잤다.
나는 빵돌이가 신경쓰여 잠을 설치고, 빵돌이도 낯선 집이라 잠을 설쳤다.
당시 영어 공부에 푹 빠졌던 나는 집에 강아지랑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아침 영어 회화 스터디에 참석했다.
핸드폰 언어 설정도 영어로 바꾸고, 노래도 최대한 팝송만 들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스터디는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된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여자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브루노마스 콘서트 티켓 예약했는데 갈래?"
브루노마스가 내한 오는지도 몰랐던 나는 이렇게 해서 콘서트에 가게 된다.
브루노마스가 콘서트 할 때 어떤 노래를 불렀었는지 리스트를 찾아봤다.
최근에 도쿄돔에서 했던 노래 리스트의 모든 가사를 다 외우기로 했다.
근데 미루다보니 결국 5개 정도만 외웠다.
스크린에 가사가 뜨지 않을까? 이런 게으른 생각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2개와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노래 2개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내 최애 1. When I was your man
전 여친에게 잘 못해줘서 미안하고, 현 남친이 너에게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내용이다.
나는 이 노래의 가사가 브루노마스의 애절한 목소리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노래에 포함된 악기가 오로지 피아노라는 점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브루노 마스의 다른 노래들에 비하면 그나마 따라부를 수 있는 음이라는 것도 좋았다.
내 최애 2. Billionaire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Billionaire이다.
성공하지 못한 시절의 브루노마스가 매일 말하던 "I want to be a billionaire so fucking bad"가 그대로 가사가 되었다.
2010년에 이 노래가 나온 후 13년이 지난 지금의 브루노마스는 엄청나게 부자가 되었다.
자신의 꿈을 가사로 만들 정도로 꿈이 확고했으니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자친구 최애 1. Versace on the floor
처음엔 "베르사치"라는 발음이 명품 "베르사체"라는 것을 몰랐다.
노래 가사는 엄청나게 야하다. 아마 한국에서 이런 가사가 나왔다면 뭇매를 맞았을 듯하다.
브루노마스의 약간 걸쭉한 목소리와 야한 가사가 맞물려 노래 전체적으로 상당히 섹시한 느낌을 준다.
여자친구 최애 2. Grenade
이 노래는 전 여친을 욕하는 듯하면서 그래도 너를 사랑한다는 상당히 로맨틱한 노래이다.
여자친구는 노래의 첫 부분인 "Easy come, Easy go"을 상당히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부분은 "I'd jump in front of a train for ya"이다.
각자 좋아하는 노래를 기대하며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이런 기사를 보고 주차와 정체를 우려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https://www.jeonmae.co.kr/news/articleView.html?idxno=964232
아니나 다를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여자친구는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30분이나 기다리기도 했다.
남자 화장실도 붐비긴 했지만 회전율이 워낙 빨라서 큰 문제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시적으로 여자들이 남자 화장실을 이용해도 될 것 같았다.
브루노마스 내한 티셔츠도 구매했다.
별로 좋은 재질 같지는 않았는데 가격은 6만 원이었다.
내한 한정 판매 티셔츠이니 재빠르게 구매했다.
내 뒤에 있는 기둥에 좌석별 색깔이 안내되어 있다.
지하철에서 공연장까지 바닥에 색깔 유도선이 표시되어 있어서 길을 찾기에 수월했다.
공연이 시작됐고 첫 곡은 24K magic이었다.
이렇게 신나는 노래인 줄은 전혀 몰랐다.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는 사진과 동영상은 안 찍고 최대한 공연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래서 사진이 딱 2장밖에 없다.
100분은 너무 빠르게 흘러갔다.
공연을 보면서 너무 강하게 들었던 생각은 "돈 많이 벌어서 맨 앞자리에 앉을래"였다.
브루노마스가 너무 작게 보여서 화면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게 슬펐다.
앞자리 좌석에 연예인들이나 기업 총수들이 올 때마다 부러워서 배가 아팠다.
브루노마스의 춤과 노래 무대 매너는 최고였다.
엄청나게 높은 기대치를 가뿐히 뛰어넘을 정도로 노래를 잘 부른다.
키가 165로 작은데 무대에서는 엄청난 매력을 가진 거인으로 느껴졌다.
무대를 진짜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같이 즐길 수 있었다.
엄청난 기대를 가뿐히 뛰어넘는 콘서트였다.
콘서트가 끝난 후 "Leave the door open"에 빠져서 열심히 듣고 있다.
내 첫 콘서트가 브루노마스여서 다음 콘서트에 실망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준 브루노마스와 여자친구에게 너무 감사하다.
'살아가는 이야기 >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부 여행] 고래상어를 보다 (1) | 2023.08.30 |
---|---|
[세부 여행] 어쩌다 하게 된 스쿠버 다이빙 (2) | 2023.08.29 |
무작정 제주 한 바퀴 - 10일차 (1) | 2023.06.14 |
무작정 제주 한 바퀴 - 9일차 (1) | 2023.06.13 |
무작정 제주 한 바퀴 - 8일차 (2) | 2023.06.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