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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여행 이야기

무작정 제주 한 바퀴 - 9일차

by JR2 2023. 6. 13.

오늘은 추자도에 들어가기로 했다. 추자도는 “바람이 허락하는 섬“이라고 불린다. 툭하면 추자도로 배가 결항되기 때문이다. 오늘은 날이 흐리지만 다행히 정상 운행을 했다.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1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만큼 더 깨끗한 자연을 유지하고 있다. 낚시꾼들이 주로 들어간다고 한다.

추자항

추자도는 상추자도 하추자도로 이루어져 있다. 상추자도에는 추자항 하추자도에는 신양항이 있다. 약 100년 전에는 추자도가 전남 완도군 소속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도 섬에서는 제주도 사투리보다 전라도 사투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다.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다 보면 코스는 아니지만 나바론 절벽을 가볼 수 있다. 굉장히 유명한 명소라고 해서 약간 기대했는데 해무가 껴서 그런지 그다지 멋지다고 느끼지 못했다.

걷다 보니 손가락 두어 개 만한 쥐들이 죽어있는 모습을 봤다. 너무 작으니 귀여웠고 죽어있어서 안타까웠다.

뱀딸기

걷다 보니 뱀딸기를 발견했고 따서 바로 입으로 집어넣었다. 약간 단맛이 느껴질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밍밍했다.

수영하기 너무 좋은 해변을 발견했다. 물놀이하는 사람은 아예 없었어서 마음 편하게 놀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도 엄청 맑았다. 근데 근처로 가보니 바다에서 떠밀려온 쓰레기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또 다른 해변이다. 여기는 아까 봤던 곳보다는 물이 탁했지만 쓰레기도 없었고 사람도 없어서 프라이빗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오늘 18-1 코스만 돌고 추자도에서 숙박, 내일 18-2 코스를 돌려고 했었다. 근데 내일 배가 안 뜨면 큰일 나기도 하고, 18-1 코스가 생각보다 금방 끝나서 18-2  코스를 바로 돌고 16:30분 제주행 배를 타기로 결정했다.

배 시간 내에 코스를 완주해야 하니 쉬지도 않고 거의 달리면서 코스를 다녔다. 그러다 어떤 노인분을 만났다. 윤 씨 아저씨라고 부르라고도 하셨고, 안토니오라고 해도 된다고 하셨다. 나이는 75세인데 체력이 엄청나게 좋았다. 왕년에 육군 항공대 대령으로 전역하시고 소방에서 항공구조단 대장이었다고 하셨다.

윤 씨 아저씨도 마찬가지로 오늘 18-1, 18-2 코스를 돌고 배를 타고 나갈 계획이었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같이 코스를 돌게 됐다. 나도 정말 힘든 오르막도 척척 잘 올라가시고 평지에서는 나보다 빠른 걸음으로 가셨다. 젤 대단한 것은 거의 쉬지를 않으셨다. 나보다 50살이 더 많은 노인에게 저런 저력이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코스를 도는 동안 여러 얘기를 하며 꽤 친해졌다. 중간에 슈퍼에 들려서 포카리랑 비비빅도 사주셨고, 코스를 다 돌고 나서 물회도 사주셨다. 다음에 서울에서 다시 뵀으면 좋겠다.

무사히 제주항 배를 타고 돌아와서 어제 묵었던 숙소에 다시 묵기로 했다. 저렴하면서도 상당히 깔끔하고 편한 시설이라 좋았다.

오늘 저녁은 근처 초밥집에서 모둠 초밥을 먹었다. 15,900원인데 재료가 싱싱하고 큼직해서 아깝지 않았다. 연어회가 엄청나게 고소했다.

오늘은 나에게도 꽤 벅찬 2개 코스를 돌았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들었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인생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곧고 올바른 생각을 하자. 도전을 겁내하지 말자. 나는 아직 좁은 세상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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