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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여행 이야기

무작정 제주 한 바퀴 - 4일차

by JR2 2023. 6. 8.

아침으로 라면을 끓여 먹었다. 할머니는 라면에 양파를 썰어서 넣어먹으라고 하셨다. 라면에 무슨 양파야 하면서 반신반의했는데 양파의 단맛이 국물에 우러나오면서 맛있어졌다. 담에도 종종 해 먹어야겠다.

라면을 먹고 길을 나섰다. 할머니는 다음에 친구들 데리고 다시 오라고 하셨다. 마당에서 고기 구워 먹어도 된다고 했다.

넘어지지 마시고 건강하게 지내세요


걷다 보니 배가 아팠다. 마침 보이는 스타벅스에서 쑥떡프라푸치노도 먹을 겸 화장실도 사용했다. 역시 화장실 쓸 때에는 스타벅스가 최고다.


성산 일출봉 근처에는 항상 말 타는 사람들이 있다. 말 뒤를 졸졸 따라가면서 말을 관찰했는데, 상체에 비해 다리가 너무 얇았다. 근데 허벅지 근육은 정말 어마무시했다. 괜히 말근육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니다.


성산일출봉이 바로 보이는 광치기해변에 왔다. 아침에만 해도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구름이 엄청나게 많았다.


며칠간 덜 마른빨래를 입었더니 건조기가 정말 절실했다. 그리고 오늘은 긴바지를 사서 입어야 내 다리에게 덜 미안할 것 같았다. 성산에 마침 빨래방이랑 하나로마트가 있어서 들르기로 했다. 하나로마트에는 긴바지가 없었다. 긴바지 찾으려고 성산을 엄청나게 헤매었다. 결국 슈퍼에서 2만 원짜리 긴바지를 샀다.

무슨 브랜드 입니까


바지를 산 후 빨래방으로 다시 걸어갔다. 500원짜리를 넣어서 빨래랑 건조를 하는 방식인데, 현금이 없어서 못했다. 현금 뽑으려고 성산 일대를 돌아다녔다. 결국 ATM은 없었고,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빨래를 하지 않고 다시 출발했다.

성산일출봉 입구


코스를 걷는 게 아닌 바지구매랑 빨래를 하다가 에너지를 거의 다 써버려서 출발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쉽게 지치기 시작했다.

종종 다리의 붓기를 빼기 위해 이렇게 쉰다.


편의점에서 점심을 때웠다. 얼른 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서 음식점에서 밥을 먹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꽤 괜찮은 식사였다.


올레길을 걷다가 보는 한라산 풍경도 참 이쁘다.


1코스 시작 부분인 말미오름에서 찍은 제주도이다. 오전에 비가 먼지들을 휩쓸고 지나가서 경치가 정말 선명하게 보였다.


이런 경치는 혼자보기 아까웠다.


1코스가 끝날 때쯤 거의 4시 가까이 됐다.

  • 원래 목적지였던 세화의 숙박비가 비싸다.
  • 다음 코스를 시작하기에 너무 늦었다.
  • 다음 코스를 시작하기에 너무 지쳤다.

1코스를 걸어온 것에 만족하며 근처 숙소에서 자기로 했다.

근처 강태여 민박에서 머물기로 했다. 강태여 할머니는 올해 95세이다. 95세인데 엄청나게 정정하시다.

마당에는 복순이라는 개랑 갓 나온 새끼가 있었다. 새끼는 이제 겨우 걸어 다닐 정도로 새끼였다.

엄청나게 귀엽다.

여기는 정말 촌이라 마땅히 뭔가를 먹을만한 식당이 없다. 배달을 시키기엔 배달비가 너무 아까웠다. 결국 편의점 음식을 먹었다. 결론적으론 되게 맛있었다.


가끔 나의 식단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나도 최대한 편의점에서 안 먹으려고 노력하지만 혼자 여행하다 보면 아무래도 편의점이 가장 편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걱정해 주는 고마운 사람이 있기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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