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디어 제주시 시내로 간다. 올레길 18코스이고 25km 정도 걸었다. 대부분 평지라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게다가 하루종일 우중충한 날씨라 너무 덥지도 않았다. 그래도 땀으로 온몸이 젖긴 했다.
어제 한식뷔페의 기억이 좋아서 오늘 점심도 한식뷔페로 도전해봤다. 비빔채라는 식당이었는데 최악이었다. 맛이 없는건 둘째치고 진열해놓은 음식에 파리랑 날파리가 설치고 있는데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몇 숟가락 먹다가 거의 다 남기고 나와버렸다.
제주도 곳곳에 지쿠터라는 전동킥보드가 있었다. 발이 아프고 지칠때는 그냥 킥보드 타고 올레길 걷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 누구랑 경쟁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걷기로 했다.
걷다보니 엄청나게 큰 배들과 항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올레길 걸으며 가장 발전된 문명이었다. 시골에서는 동네가 정말 조용했는데 제주시내는 꽤 시끄러웠다. 나는 아무래도 조용한 동네에 살아야할 것 같다.
제주 동문시장에 도착했다. 예전에는 안 보였던 올레길 표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장에는 사람들이 꽤 붐볐고 나는 빨리 숙소에 가고싶어서 그 사이를 비집으며 다녔다.
제주 야시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예전에 몇번 와본적 있지만 올레길을 걷다가 마주하니 또 새로운 느낌이었다.
관덕정분식을 마지막으로 18코스가 종료됐다. 일주일만에 걸어서 서귀포에서 제주까지 올 줄이야… 걸으면서 참 많이 느꼈지만 나는 닥치면 정말 잘하는 사람인 것 같다. 하나하나 세세하게 계획하는 스타일은 나와 맞지 않다. 부딪히고 깨져가면서도 버티고 버티다 결국 이뤄내는게 내 스타일이다.
오늘의 숙소는 농땡이 연구소라는 게스트하우스이다. 1박에 2만원으로 굉장히 저렴하지만 개인 프라이버시가 상당히 잘 지켜지는 곳이었다. 시설과 청결, 접근성, 가격까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추천으로 근처 식당에 왔다. 신 해바라기 식당 이라는 곳이었다. 엄청나게 유명한 집인지 대기줄이 꽤 길었다. 음식은 되게 맛있었다. 나는 순두부찌개를 먹었다. 흔히 알고있는 부드러운 순두부는 아니고 비지같이 으깨진 순두부였다. 밑반찬 오징어젓갈도 엄청 맛있었다. 밥 2공기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숙소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후식으로 쑥떡 프라푸치노를 먹었다. 나는 이 음료가 좋다. 근데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것만 먹고 있다. 가격은 7500원이다. 거의 순두부찌개 가격이다.
제주도 가기 전에 대충이나마 세웠던 “서귀포에서 공항까지 걷기” 목표가 달성되서 기쁘다. 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지만 하다가 너무 힘든적도 많았고 포기하고 싶은적도 있었다. 근데 참고 버티다보니 결국 해냈다. 어쩌면 내가 하려는 모든 것들이 이와 같지 않을까?
무엇을 하던지 힘들어도 나 스스로를 믿고 견디자. 견디다보면 무언가 이루어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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