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여행 후에 일기로 작성했던 글을 블로그에 올려보려고 한다.
2023년 1월에 세부를 갔다 왔다.
너무 행복하고 환상적인 시간이었다.
누군가 이 글을 읽는다면 가볍고 재밌게 읽어줬으면 한다.
여자친구와 세부를 가기로 했다.
왜 세부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식이 었다.
- 일본은 너무 가까워. 언제든 갈 수 있잖아?
- 겨울에 여름나라 가보고 싶어!
- 가와산 캐녀닝이란 걸 꼭 해보고 싶어! (나)
- 우리는 물에서 노는 거 좋아하니까!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여행지로 세부를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너무 좋은 바다와 산, 재밌는 문화들을 보고 왔기 때문이다.
출국 전
비행기와 호텔은 3개월 전부터 예약을 해놓은 상태였다.
그 사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지만 항공권 가격이 거의 50만 원 정도로 올라갔었다.
일찍 예약해 놓길 너무 잘했었다.
나는 사실 정보를 얻는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머무는 곳이 막탄인지, 세부 시티인지 조차 제대로 몰랐었다.
심지어 호텔 이름도 제대로 몰랐었다...
그에 반해 여자친구는 카페 활동,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가기 전부터 아주 빠삭했었다.
공항버스, 백신 접종 증명서, 비행기 예약 티켓 등 다양한 것들을 준비해 주었다.
덕분에 너무 편하고 빠르게 갔다 올 수 있게 됐다.
혼자 갔더라면 아마 입국 심사부터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겼을 것이다.
Thanks to my GF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마치고 여권과 티켓을 찍어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다.
그런데 친구에게서 DM이 왔다.
친구는 지금 세부 한 달 살기 하면서 스쿠버다이빙 보조강사로 있다고 했다.
(이 친구는 나중에 롯데월드아쿠아리움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자기가 있는 샵으로 체험 다이빙 오라고 했다.
나는 원래 다이빙을 원체 좋아하지만, 여자친구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고, 귀가 안 좋기 때문에 걱정됐다.
같이 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같이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여자친구는 흔쾌히 같이 하자고 했었고, 원래 쉬기로 했던 첫째 날 일정이 다이빙으로 바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신나면서도 여자친구 귀가 아플까 봐 걱정이 많이 됐었다.
세부 가는 비행기에서
드디어 세부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출국 수속이 느렸던 나머지 창가 자리는 다 뺏기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앉았던 4E, 4F는 다른 좌석보다 조금 더 넓었고, 앞자리였다.
그만큼 빠르게 내려서 입국심사를 할 수 있고, 4시간 30분 비행하면서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근데 정말 열받게도 뒤에 앉은 꼬마 아이들이 신나서 의자도 툭툭 치고, 선반을 폈다 접었다 반복했었다.
극한의 인내심으로 참고 나니 아이들은 곯아떨어졌었다. 자는 모습은 귀엽더라.
Nice to meet you, Cebu!
아주 지루한 비행시간을 견디고 나니 세부에 도착했었다.
옆자리 앉았던 교민 아저씨가 최대한 빨리 내려서 입국심사장으로 가라고 했다.
그리고 필리핀 사람이든 한국 사람이든 다 믿지 말라는 의미심장한 말도 했다.
아저씨는 호핑투어를 운영하던 사람이었는데 코로나, 태풍 때문에 정말 망했다고 얘기해 줬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후끈한 열기와 습한 공기가 느껴졌다.
확실히 동남아에 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서울은 엄청나게 추운데 필리핀은 따뜻하다는 것이 신기했다.
게다가 필리핀도 당연히 겨울이었다.
하지만 겨울 역시 따뜻하였고 신기하게도 한국처럼 해가 일찍 졌었다.
따뜻하면 해가 늦게 져서 8시에도 환한 게 한국인데 약간 낯설게 느껴졌다.
하필 도착한 날이 1월 1일이네.. 택시가 없다!
필리핀에서는 1월 1일이 정말 중요한 날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1월 1일 파티에 쓸 돈을 위해 1년간 돈을 버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하늘에서 본 1월 1일은 아주 핫했다.
여기저기서 폭죽이 터졌었다.
하늘에서 보니 이뻤지만, 문제는 내려와 보니 모든 사람들이 파티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택시가 많이 없었고, 원래 타려던 하얀 택시를 기다리다 노란 택시를 탔다. (더 비싸다)
그랩도 쓸 줄 몰랐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탔는데 650 페소 정도가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도 새벽 늦게 타국에 도착했으니 빨리 호텔에서 쉬고 다음날 일정을 준비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해본 스쿠버 다이빙
다음날 아침 일찍 막탄으로 택시 타고 출발했다.
그랩을 이용해서 택시를 불렀고, 500페소가 나왔었다.
문제는 페소가 없다는 것이었다.
친구에게 페소를 빌려 택시비를 내었다.
여자 친구와 나는 잠수복으로 갈아입고 수영장에서 기초적인 다이빙 기술들을 배웠다.
아주 오랜만에 하는 것들이라 신나고 재밌었다.
여자친구도 엄청 적응을 잘했다.
다이빙 교육을 받고 보트를 타고 나가서 다이빙을 2회 하였다.
올랑고섬 근처에서 각 30분 정도씩 했고, 최대 17M까지 내려갔다.
첫 다이빙에 17M까지 내려간 사람은 여자친구가 처음일 것이다..
중간에 심해도 한번 보았다.
갑자기 엄청나게 깊어지는 것이 조금 무섭기도 했다.
행복했던 다이빙을 마치고 중간에 호핑투어처럼 물에서 놀기도 했다.
날씨가 아주 좋았고, 물 속도 깨끗하고, 사람도 없고.. 최고였다.
다이빙이 끝나고 붙어있는 리조트 식당에서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호텔로 돌아갔다.
마사지도 받고, 아얄라몰에도 들렸다.
친구도 만나고, 다이빙도 하고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여자친구도 다이빙이 무섭지 않고 재밌었다고 한다.
기회가 있다면 라이센스 업그레이드 하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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