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61 무작정 제주 한 바퀴 - 4일차 아침으로 라면을 끓여 먹었다. 할머니는 라면에 양파를 썰어서 넣어먹으라고 하셨다. 라면에 무슨 양파야 하면서 반신반의했는데 양파의 단맛이 국물에 우러나오면서 맛있어졌다. 담에도 종종 해 먹어야겠다. 라면을 먹고 길을 나섰다. 할머니는 다음에 친구들 데리고 다시 오라고 하셨다. 마당에서 고기 구워 먹어도 된다고 했다. 걷다 보니 배가 아팠다. 마침 보이는 스타벅스에서 쑥떡프라푸치노도 먹을 겸 화장실도 사용했다. 역시 화장실 쓸 때에는 스타벅스가 최고다. 성산 일출봉 근처에는 항상 말 타는 사람들이 있다. 말 뒤를 졸졸 따라가면서 말을 관찰했는데, 상체에 비해 다리가 너무 얇았다. 근데 허벅지 근육은 정말 어마무시했다. 괜히 말근육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니다. 성산일출봉이 바로 보이는 광치기해변에 왔다. .. 2023. 6. 8. 무작정 제주 한 바퀴 - 3일차 어제 방을 같이 쓴 형님이 다행히도 코를 안 골아서 푹 잤다. 워낙 피곤했어서 내가 골았을 수도 있다. 아침으로는 불고기 버거와 화이어윙을 먹었다. 제주도에서 먹은 것 중에 젤 맛있었다. 햄버거를 맛있게 먹고 바로 길을 나섰다. 오늘은 3코스와 2코스를 걷기로 했다. 4만 걸음 걸었으니 약 30킬로 정도 걸은 것 같다. 발에 생긴 물집 따위는 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다만 오늘은 해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얼굴과 다리가 엄청나게 타기 시작했다. 트래킹 할 때 반바지 입는 정신 나간 놈의 최후였다. 그래도 교훈을 하나 얻었으니 다음부터 긴바지 입고 가면 된다. 제주도는 신기하게도 탁 트인 평야가 많았다. 그래서 말이나 가축들이 뛰어놀기 좋은가보다. 소들이 엄청난 크기의 땅을 누리고 있었다. 해안가를 따라 .. 2023. 6. 7. 무작정 제주 한 바퀴 - 2일차 오늘은 정말 많이 걸었다. 5코스와 4코스를 전부 걸었다. 40킬로가 넘는 거리이다. 아침에 비가 그치길 기다리다 출발했다. 오전 9시에 비가 많이 잦아들었고, 판초우의를 뒤집어쓰고 걸어 다니기에 충분했다. 전날 이런저런 얘기하며 친해진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과 작별인사를 하고 숙소를 나섰다. 파도가 정말 거세게 치는데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이 꽤 많았다. 발 헛디디면 바로 사망이다. 흙은 빗물로 인해 흙탕물이 되고, 지렁이나 달팽이, 뱀들은 수분을 흡수하기 위해 도로로 나온 상태였다. 뱀을 2마리나 봤다. 나도 놀랬지만 뱀도 놀랬는지 엄청나게 빠르게 도망쳤다. 나는 아침으로 하나로마트에서 어묵 2개와 빵을 샀다. 어묵 가격이 개당 2500 원인줄 몰랐다. 비싼데 맛없어서 조금 화가 났다. 다른 집을 지나갈.. 2023. 6. 6. 무작정 제주 한 바퀴 - 1일차 오늘은 대망의 첫째 날이다. 아침 6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전날 찜질방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 코 고는 소리에 잠은 도통 오질 않았고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내가 지낸 찜질방은 저녁에 물을 다 비우고 새벽 4시에 새물을 받는데, 나는 4시에 일어나서 가장 깨끗한 물에서 사우나를 했다. 피곤하지만 아주 상쾌한 아침이었다. 어제 싸간 고구마와 바나나를 먹으며 아침을 때웠다. 아침부터 버스를 잘못 타는 바람에 공항 가는데 정말 식겁했다. (나 포함 4명이 잘못 탔다 ㅋㅋㅋ) 어찌어찌 무사히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다.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제주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빠르게 머리를 굴려 필요한 물품을 생각해 냈다. 그리곤 서귀포에서 모든 쇼핑을 끝내기로 했다. 왜냐하면 나는 서귀포에서.. 2023. 6. 5. 무작정 제주 한 바퀴 - 0일차 최근에 나는 잘 살아보려고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다. 무언가 이뤄보겠다고 호기롭게 회사를 박차고 나간 지 어언 1년.. 현실은 너무나 냉정했고 불붙어있던 내 열정은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부정할 수도 없지 않은가. 누군가 보기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나도 사실은 힘들다. 정말 감사한 것은 든든한 가족과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이다. ”나 제주도 간다 “라고 통보식으로 이야기해도 믿어주고 지원해 주는 내 사람들이 있어 너무 감사하다. 덕분에 가지고 있던, 짊어지고 있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잠깐 떠나보기로 했다. 이틀 전 밤에 다음날 복싱대회가 너무 긴장돼서 한숨도 못 잤다. 어제 대회가 끝나고 정말 푹 잤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오후 3시였다 ㅋㅋ. 그제야 부랴부랴.. 2023. 6. 5. 내 글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한 명의 친구는 회사 동기이고, 또 한 명의 친구는 부캠에서 만난 동생이다. 둘 다 나를 진정으로 응원해주는 소중한 친구다. 이 친구들에게서 왜 요즘 블로그 글 안 쓰냐는 질문을 받았다. 구질구질한 변명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의 대답은 이렇다. 더보기 죄송합니다 내가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운동을 하는지 일상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지금은 정말 여러가지 모험들을 시작하고 있다. 모두가 나를 걱정에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봐준다. 나에게 필요한건 걱정이 아니라 용기와 응원이다. 블로그에 생각을 늘어놓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 또한 나에겐 하나의 도전이 될 것 같다. 2023. 5. 26. 이전 1 2 3 4 5 6 7 ··· 11 다음